작년 2월 대우건설은 월성 1호기 해체 공사와 공정 설계 용역을 수주했다. 경험이 있는 해외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면서 향후 급성장이 예상되는 글로벌 원전 해체 공사 수주전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 월성 1호기는 CANDU(캐나다형 중수로)형으로 이 유형의 원전 해체는 월성 1호기가 세계 처음이다. 캐나다에 동일한 노형의 영구 정지된 원전이 여럿 있는데, 아직 해체 작업을 시작하지 못했다. 대우건설은 월성 1호기의 경험을 살려 중수로 해체 관련 해외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계획이다.

대우건설은 대형 상용 원전에 대한 설계·시공·해체에 이르는 전 과정과 더불어 방사성 폐기물 처분 시설, 연구용 원자로 등 원자력 관련 전 분야에 대한 토털 설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건설 회사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최근엔 차세대 SMR(소형 모듈 원전)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로 미래 원자력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원전 밸류체인 완성

대우건설은 1991년 국내 유일의 중수로형 원자력 발전소인 월성 3·4호기 주 설비 공사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원자력 관련 프로젝트를 총 30여 개 수행했다. 상용 원전과 연구용 원자로의 주 설비 공사뿐만 아니라 중입자·양성자 가속기, 핵연료 제2공장, 방사성 폐기물 처분 시설 1단계 공사도 맡았다. 2017년엔 국내 최초로 해외 수출 1호인 사업인 요르단 연구용 원자로를 준공해 국내 민간 기업 최초로 원자력EPC(설계·조달·건설 일괄)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작년엔 3632억원 규모의 수출용 신형 연구로 건설 공사를 수주하며 소형 원자로인 연구용 원자로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기술 경쟁력을 증명했다. 대우건설은 작년 12월엔 전라남도 영광에 있는 한빛3·4호기 증기 발생기 교체 공사를 성공적으로 끝냈다. 증기 발생기 교체 공사는 수명이 남아 가동이 가능한 원전의 핵 발전 효율을 높이기 위해 원전의 핵심 기기 중 하나인 증기 발생기(Steam Generator)를 교체하는 공사다.

대우건설의 원전 관련 기술력은 글로벌 무대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현재 체코·폴란드 신규 원전 사업을 위한 한국수력원자력의 ‘팀코리아’에 건설 분야 담당으로 참여하고 있다. 특히 폴란드 신규 원전 사업은 퐁트누프 지역에 PWR(가압형 경수로) 2~4기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원자력 분야의 설계부터 해체에 이르는 토털 설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경쟁력을 통해 우리 기술의 우수성을 세계 시장에 알리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차세대 SMR 개발 참여

대우건설은 소형 모듈 원전(SMR)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SMR은 모듈 형태로 이뤄져 있어, 설계가 단순화되고 표준화가 쉬운 것이 특성이다. 최근엔 유럽연합(EU)에서 원자력 발전과 천연가스를 친환경 에너지로 분류하면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7년부터 소규모 전력 생산 및 해수 담수화를 목적으로 하는 소형 원전 개발에 착수했다. 2012년엔 ‘SMART 100 모델’을 통해 세계 최초로 표준설계인가를 취득했다. 대우건설은 SMART 표준설계인가 획득 사업에서 한국전력이 주관사인 KEPCO 컨소시엄에 참여해 SMR 분야에 대한 투자를 시작했다. 향후 국내외 SMR 원전 시공에서 해당 모델을 채택할 경우, 대우건설은 우선 공급권을 갖고 있다.

‘SMART 100′은 지난 2015년 3월 사우디아라비아와 한·사우디 SMART 공동 파트너십 추진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또 체코, 인도네시아, 가나, 남아프리카공화국, 필리핀 등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해외 진출에 조금씩 속도가 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 기술을 기반으로 한 단계 진화한 혁신형 SMR(i-SMR)을 개발하기 위해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도 대우건설은 한수원을 주관으로 하는 ‘SMART Team Korea(스마트 팀 코리아)’ 협의체를 통해 i-SMR 기술 개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i-SMR’은 발전 용량 170MWe 규모의 모듈형 원자로로 출력 조절이 쉽고, 30일 이상 수냉 및 공기 냉각이 가능해 상대적으로 더 안전하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세계 최초로 표준화에 성공한 한국형 SMR에 참여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안전하고 깨끗한 차세대 에너지원인 SMR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출처: https://www.chosun.com/economy/real_estate/2023/09/25/2SBXUFHM6NAS5OKVMXRAKEDZMY/